AI가 다 해 준다는 말, 어디까지 맞나요?
잇프로
AI가 정리해 준다까지가 맞습니다. 올라온 매물을 조건으로 추리고, 길게 적힌 것을 짧게 정리하고, 빠진 항목을 짚는 일은 잘합니다. 올라오지 않은 매물, 기준이 제각각인 표기, 허위로 적힌 매물, 손님이 말하지 않은 조건은 그 바깥에 남습니다. 서류를 넣으면 계약서 초안까지 만들어 준다는 자리에서는 확인할 곳이 사라집니다. 채우고 짚어 주고 오타를 잡는 것은 좋지만, 대신 쓰게 맡기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요즘은 AI가 다 해 준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맞는 데까지가 있고, 거기서부터 사람이 하는 일이 남습니다. 그 선이 어디인지 짚어 봅니다.
AI가 잘하는 것부터
AI가 하는 일은 분명합니다. 올라온 매물을 조건으로 추리고, 길게 적힌 것을 짧게 정리하고, 빠진 항목을 짚어 줍니다. 여기까지는 잘합니다.
다만 이 가운데 조건으로 추리는 일은 AI가 아니어도 됩니다. 검색이 하던 일이고, 잘 만들어 두면 물을 때마다 값이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플랫폼에서 추려지는 것은 수많은 중개사가 내놓은 매물입니다. 그 추림에 들어가려고 중개사는 면적과 관리비, 입주 시기, 사진 한 장까지 하나라도 더 꼼꼼히 올립니다. 고르는 쪽이 아니라 적어 넣는 쪽에서 매물의 질이 정해집니다.
남는 것은 그 앞과 뒤입니다
- 올라오지 않은 매물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늘 전화로 들어온 매물, 사무소 안에서만 도는 매물은 어느 AI도 모릅니다.
- 적힌 기준이 제각각입니다. 면적을 계약으로 적은 곳과 전용으로 적은 곳, 관리비에 무엇을 넣었는지가 달라서 조건으로 걸면 맞는 매물이 빠집니다.
- 적힌 것이 사실인지는 모릅니다. 허위나 과장으로 올라온 매물도 조건에 맞으면 같이 추려집니다. AI가 골라 주는 자리가 곧 손님에게 보이는 자리라, 거기 들려고 조건을 맞춰 적는 일이 오히려 늘 수도 있습니다. 사실인지 가리는 일은 확인하는 사람의 몫입니다. 광고에 꼭 적어야 하는 항목은 인터넷 매물 광고에 꼭 적어야 하는 항목에 있습니다.
- 손님이 말한 조건이 계약 조건과 같지 않습니다. 70만원을 말하고 100만원에 계약하는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그래서 잇프로는 매칭을 자동으로 하지 않습니다 (자동 매칭이 없는 이유).
- 틀려도 틀렸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답할 때가 있어서 확인은 결국 사람이 합니다.
- 책임은 옮겨 가지 않습니다. 면적을 잘못 올려 과태료를 내는 쪽도, 손님에게 답하는 쪽도 중개사입니다. 위반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표시·광고 위반 신고와 처리에 정리했습니다.
"AI가 다 해 준다"는 말은 "AI가 정리해 준다"까지가 맞습니다. 정리와 판단은 다른 일입니다.
서류를 넣으면 계약서까지 만들어 준다면
건축물대장이나 등기부를 올리면 매물 정보가 채워지는 데까지는 옮겨 적는 수고를 줄이는 일입니다. 빠진 항목을 짚어 주고 오타를 잡아 주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 값이 계약서 초안으로 그대로 넘어가는 자리부터는 다릅니다.
대장에 적힌 것과 지금 건물의 상태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증축이나 용도변경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위반건축물로 올라 있는지도 봐야 합니다. 등기부는 보는 것보다 읽는 것이 일입니다. 근저당이 얼마나 잡혀 있는지, 가압류가 언제 들어왔는지, 이 계약에서 무엇을 조건으로 걸어야 하는지는 사람이 정합니다.
공부는 어디서 뗐느냐에 따라 적힌 모양도 다릅니다. 같은 항목을 지자체마다 다른 말로 적어 두기도 하고, 동과 호를 적는 방식도 한 가지가 아닙니다. 등기소마다 표기가 갈리는 것도 있습니다. 사람은 다르게 적혀 있어도 같은 것을 알아보지만, 옮기는 쪽은 적힌 대로 옮깁니다.
짚어 주는 쓸모는 있습니다. 대장을 넣고 물으면 앞뒤가 맞지 않는 곳을 잡아 주기도 합니다. 다만 짚어 주는 것과 정해 주는 것은 다릅니다. 대장에 소매점이라고만 적혀 있으면 그것이 제1종근린생활시설인지 판매시설인지는 그 표기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같은 건축물 안 바닥면적 합계가 1천제곱미터를 넘느냐에서 갈립니다. 물으면 답은 나옵니다. 그 답은 적힌 것에서 미루어 본 것이지 확인한 것이 아닙니다.
옮겨지는 동안 사람이 볼 자리가 없으면 틀린 값도 같이 옮겨집니다. 그리고 그 계약서에 이름이 걸리는 쪽은 중개사입니다.
확인설명서는 한 걸음 더 갑니다. 대장에 위반건축물로 올라 있지 않아도 현장에서 증축한 것이 보이면 적어 두는 쪽이 안전합니다. 나중에 문제가 되었을 때 남는 것은 설명했는지 여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줄은 어느 서류에도 없습니다. 가 보고 온 사람만 적을 수 있습니다. 서류를 넣어 만든 초안에는 처음부터 들어갈 수 없는 줄입니다.
대신 써 준 것을 검수하는 일도 생각만큼 가볍지 않습니다. 한 줄이라도 안 맞으면 나머지는 어디까지 믿어도 되는지 알 수 없어, 결국 공부를 다시 펴 놓고 처음부터 맞춰 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처음부터 보고 쓰는 편이 빨랐던 셈입니다. 게다가 이미 적혀 있는 값은 맞다고 보고 넘기기가 쉽습니다.
빈칸을 채울 때는 확인하고 적지만, 채워진 칸은 읽고 지나갑니다.
그래서 계약서를 쓰는 날에는 공부를 직접 떼어 눈으로 보고 씁니다. 중개사가 늘 해 온 일이고, 앞단에 무엇이 붙든 이 자리는 줄지 않습니다. 화면에 채워져 있는 값은 확인할 거리이지 확인한 결과가 아닙니다.
채우고, 짚어 주고, 오타를 잡는 것은 좋습니다. 계약서를 대신 쓰게 맡기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그러면 AI는 어디에 두나요
재료를 만드는 자리입니다. 광고문구 초안, 긴 문서의 요약, 안내 문자 손보기처럼 사람이 확인할 거리를 앞에 놓아 주는 일입니다. 하루 업무에서 어디까지 맡길 수 있는지는 부동산 중개에 AI, 어디까지 쓸 수 있나요에 정리했습니다.
손님이 쓰는 플랫폼과 중개사가 쓰는 매물장이 왜 다른 자리인지는 중개사 매물장에 AI가 필요할까요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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